컨설턴트
 초저녁에 살짝 잔 덕에
 거의 날밤 새고
 새벽에 갑자기 떠오른 것들

 아, 아, 잘 들리나요? 녹음 상태는 어때요?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하나, 둘
 후!후!
 네? 불지는 말라고요?
 잘들려요?
 좋아요
 그럼 시작하죠

 뭐부터 할까요
 
 그러죠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쉽게 말해 컨설턴트예요.
 대개 무료 상담 내지는 뭔가를 원하는 사람과 그걸 팔거나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죠.
 대가는 거의 대부분 식사정도? 현금이나 대가성 선물을 받은건 얼마 안돼요.
 아 그래 냥이들 밥이나 모래같은건 좀 받았죠. 그외엔 대부분 제가 벌어서 쓴거예요.

 왜 하필 그쪽으로 빠졌냐고요? 
 음... 보자 이건 제 개인적인 사상이 문제인지도 모르겟는데요.
 전 국가라는 사회체계를 싫어해요. 인류가 개인적으로 발전해 오면서 개개인의 힘을 합쳤을때 생존 확률이 높아지고, 여유가 생기면서 발전에 쏟을 여력이 더 늘어 난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국가는 그 구성원보다 국가 자체를 더 중시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국가의 의지는 구성의의 전체적인 방향성이긴 했지만, 어느 사회체계에서든지 소수의 힘있는 것들이 더 많은 힘을 휘두르게 마련이고 거기에 휘둘리는건 국가 구성원들이죠. 이런 휘둘림의 피해를 줄여주는게 기술이고 지식인데 이마저도 소수의 손에서 밖으로 나오질 못하죠.

 네? 연구나 기술 공개는 아주 자유롭지 않냐고요? 순진하시네, 기술이란건 산업화 내지는 일반화 되지 않으면 결국 소수의 전유물이 돼버려요. 아무리 질좋은 태양전지라도 그걸 찍어내는 기술만 있고 찍어낼 수 있는 공장을 딱 한 회사만 갖고 있으면 볼장 다 본거죠. 그래서 그런 불균형을 해소하고 싶었어요

 근데 왜 하필 폭력적으로 변했냐... 뭐 제가 의도 했다기 보다는 전체적인 추세가 그랬어요. 사람들이 오랬동안 억눌리다보면 튀어오르게 돼 있어요. 적절히 풀어주면 몰라도 풀어주는게 부족하면 크게 튀어오르죠. 게다가 옛날엔 개개인이 가진 힘이 국가랑 비교하면 정말 미미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국가를 흔들고 싶으면 수만흔 축 중에서 몇개만 부러뜨리고 옆에서 후~ 하고 입김만 불어줘도 끝나죠. 전 거기에 살짝 도움을 준 정도

 구체적이라, 그래 구체적으로 예를 하나 들어주죠. 
 우선 제가 가진 인맥이란 건 대부분 여행하면서 사귄 친구들, 어려서부터 여러군데 찔러가면서 얻은 취미랑 그쪽 관련 인맥들, 먹고살기 힘들때 닥치는 대로 배웠던 기술들이 대부분이예요. 나이 40이 되니깐 대충 생계도 안정 되고, 친구도 불어나고, 거의 매주 돌아가면서 친구들을 만나서 술마시고, 얘기하고 떠들고, 외국 친구들이랑은 온라인으로도 만나고, 고상한 척 해보려고 엽서나 편지를 보내기도 했죠. 

 그러다가 사정이 좀 힘든 친구가 있길래 친구들끼리 주머니만 비우는 선에서 돕기로 했어요. 근데 마침 제 주머니가 간당 거린거예요. 그래서 친구한테 까놓고 얘기했죠. 내가 직접 도와주긴 힘들다. 하지만 너한테 얻어먹은 밥값만 해도 엄청 날테니 내가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 줄게 뭐가 자신있냐?
 이렇게 시작했어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줬죠. 

 첨엔 직장 알아봐 주는정도? 그담엔 뭐 궁금한게 있는 친구들한테 그걸 알만한 이들을 소개시켜 주거나 대신 물어봐 주는 정도. 그렇게 하나둘 경우가 불어나다 보니 제가 발을 뻗은 게 한두군데가 아니란걸 알게 되더군요.

 아 그래 구체적인 예시가 필요한 거였죠?
 얘기했다시피 중요한건 사람이예요. 꽤 힘든 친구가 있었고 그친구는 좀 특별한걸 배우고 싶어했죠. 간단한 이론정도는 어떻게든 수집이 가능하지만 실습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힘들었고 그 전문가를 제가 찾아줬죠. 첨엔 제가 도와줬어요. 간단한 대인 격투술부터 신체 단련법 맨손으로 사람 잡는법이나, 위험을 방지하고 피하는 방법 등등등. 어디서 그런걸 다 알아냈냐고요? 영화랑 책이요. 그외엔 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요. 근데 왠만한 수준은 혼자서 가르치겠는데 조금 수준을 올리려니 저만으로는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서바이벌 하는 친구를 소개시켜줘서 산좀 뛰게 만들고, 사격장 가서 군대 이후론 거들떠도 안본 실탄에 탄피도 구경해봤죠. 

 그리고 미국으로 갔어요. 
 실탄과 무기의 천국이죠. 어떻게 갔냐고요? 원양어선을 탔어요. 미국만 간건 아니죠. 그 친구 한 일년 태워 보내서 배안에서 추가로 공부 시키고 각국 돌아다니면서 긴장좀 풀게 하고 미국 들른 김에 여행좀 하면서 전술 훈련 코스 몇개 듣게 해줬죠. 선배가 LA 에서 경찰을 하는데다, 제가 가본 유료 강습 코스나 사격장 훈련 코스들이 너무 잘 돼 있어서, 배타면서 번 돈으로 열심히 배웠더랬죠. 

 저요? 던 그런게 있다는 것만 알려주고 누구한테 연락할지랑 어떻게 하면 될지만 알려줬어요.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한건 그 친구 였고 전 그 목표를 위해서 뭐가 필요한지를 짚어준 것 뿐이죠.

 미국에서 연습 충분히 한 뒤엔 자원봉사단에 들어가서 동유럽으로 넘어 갔어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랑 CNN, 국경없는 의사회, 국게 식량 계획, 유네스코, 적십자 기타 등등 험지로 떠나는 친구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고, 훈련 받은 사람은 왠만하면 환영이죠. 거기서 종교문제로 인종 청소하는데서 실전 경험을 쌓은거죠. 

 죽었으면 어쩔뻔 했냐고요? 그럼 죽는거죠. 전 경고 했고 그친구도 이해했어요. 유럽에서 한 일년? 아니 일년 반정도? 그리곤 아프가니스탄으로 갔어요. 거기선 좀 조용히 지냈죠. 지뢰제거 자원 봉사를 했으니까요. 왠만하면 사설 경비 업체보다는 자원봉사 지원팀이 생존율이 높으니까요.

 실전에서 유럽의 장점이라... 옜날에 읽은 특수부대에 관한 책이 있었는데 보스니아인가 세르비아 출신 미군 병사가 고향에 돌아왔다가 민간인들이 군인한테 학살당하는거 보고선 자기 기술을 민간인에게 가르쳤다는 얘기가 있었죠. 정규군이 아닌 비정규군으로 왠만한 사회적 인프라가 있는 곳에서 그런 인프라가 상당 부분 파괴 됐을때 그런 상황에서도 충분히 호라동할 수 있는 지식을 쌓는게 중요한거였어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은 너무 망가져서 그런게 힘들거든요. 뭐 보스니아나 그루지아 같은데도 비슷하지만요.

 뭐 그렇게 해서 배타기전에 한 삼년 배 일년 탔고 미국서 한 일이년, 유럽서 대충 이년, 중동쪽에서 일년정도
 10년만에 강산이 변한 정도가 아니라 실전을 겪은 특수전 교관이 한명 나온거죠.
 그사람이 이번일 범인이냐고요? 
 당연히 아니죠. 이정도 인재를 그렇게 소모할까요. 이제 이사람이 제자들을 키워내는 거예요. 그냥 보기엔 취미생활로 서바이벌이나 캠핑같은 걸로 보이고, 있는 집 애들 데려다가 돈 받고선 캠프에 참가 시키고, 가끔 다이어트 캠프도 운영해서 돈도 번거죠.

 캠프 운영 5년 만에 당장 일 벌일 수 있는 친구가 한 열다섯에서 서른정도로 늘었고, 캠프 수입도 꽤 안정화 된데다, 비축 물자도 충분해졌죠. 

 그리고 마지막에 연결을 끊는게 중요했어요. 일 벌이다가 붙들리면 캠프 출신인거 뻔히 아니까요. 게다가 캠프 교관으로 있는 인간 경력이 뻔하니 꼬리 밟히면 바로 끝장이죠. 그래서 아예 첨부터 일 벌일 애들은 군대를 제대로 보냈어요. 캠프에서 조기 교육을 시킨 덕에 군대 가서도 특수부대로 잘 들어갔죠. 특기교육도 잘 이수했고요. 그리고 일 벌일 수 있는 친구들은 다들 엉킨게 있는 친구들이었거든요.

 뭐가 엉켰냐고요? 당연히 전분 다 엉킨거죠.

 이해가 안간다라... 어디보자...
 쉽게말해서 먹고 살려는데 주변에서 도움 주는 놈은 하나도 없고 나랏놈들이란 것들은 거들먹 거리는데다가 고혈 짜내기만 바쁘고 아무도 아픈걸 돌아봐주는 친구가 없는 거예요. 그렇게 할아버지떄부터 아버지로 이어져 자기한테 까지 오니까 환장하는거죠. 그런 애들 중에서 똘똘한 애들이랑 조금 모자라는 애들 데려다가 봉사활동겸해서 가르치고 그중에서 싹수 보이는 애들 동원해서 일을 벌이는 거예요.

 그런 위험한건 다 어디서 얻었냐고요?
 참내 사린 가스만 위험한줄 아시나 고등학교 헛 다니셨구만 머스터드 가스나 염소가스,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위험하기로 따진다면 사람들이 들고다니고 맨날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위험해요. 그걸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거고, 일 벌인 친구들은 그걸 평소와는 다른 목적으로 쓴 것 뿐이예요. 물론 그냥 마구잡이로 써댄다고 일이 쉽게 풀리는건 아니니 어느정도 계획은 짜야 돼죠.

 제일 대표적인게 식당 같은데서 식당 가운데 작은 폭탄 하나 식당 입구에 두번쨰 폭탄하나 놔두고 안에서 꽝! 잠시후 사람들이 문으로 몰리면 두번쨰가 꽝! 처음건 시계같은걸로 타이밍 맞추고 두번째건 핸드폰으로. 이정도는 쉬워요. 

 알았어요 그러니까 재료들을 어디서 샀냐 이거죠?
 당연히 마트죠. 없는게 없어요. 아 그리고 철물점이랑 주유소랑, 꽃집에서도 샀어요. 
 주로 세제랑 비료랑 알람시계, 휘발유나 신너, 라이타 기름, 서류가방, 여행용 가방, 냄비랑 테이프 그외 기타등등
 살땐 여러명이서 나눠서 여러군데서 비슷비슷한 걸로 사둬서 추적은 불가능하게 만들어 두고요. 

 뭐 간단하게는 대충 이정도예요.

 네 뭐 저도 관계없는 민간인들이 그정도로 죽은건 안타깝게 생각해요.
 근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몰려있고, 전경떼거지들 잔뜩 불러다 놓고서도 그 난리를 수습못하는건 무능력이죠. 
 세상은 정글이예요. 예전엔 녹색 정글이었고 지금은 회색 정글인거지 정글이란건 변함 없어요. 정글에선 질서를 지키려면 힘이 세야 돼요. 그리고 무리의 규칙을 지키고 못지키면 낙오하거나 죽죠. 게다가 다른 무리와는 그 규칙 자체가 다르고요. 

 뭐 어찌됐든 경찰에 국회의원, 장관급 몇몇이랑 이래저래 해서 전국적으로 세자리였나요? 네자리였나요? 

 직접적인 피해가 아마 세자리에 부수적인 피해도 비슷할거예요.

 여기서 제일 문제가 뭔줄 알아요? 국가라는 사회를 지키고 싶으면 대충 몇명이 아니라 정확하게 몇명이 어떻게 죽었는지 확실하게 파악하고 왜 이런일이 일어났고 어떻게하면 막을 수 있는지 노력하는 거예요. 근데 안하잖아요. 저같은 인간 하나 잡아다가 나머지 잔당 내놓으라고 소리밖에 못지르잖아요. 

 저라면 안전 장치 비스무리하게 끼리끼리 안부 전화로 응답없으면 하나둘씩 연결 고리를 끊고 따라오는 눈길은 다른 가지에서 일을 벌여서 다른데로 시선을 돌려버리고, 그런식으로 두세번 정도 하는 와중에 필요한 친구들을 빼낼거예요.
 그리고 지금 제가 곰탕을 두번 얻어 먹었으니까
 대충 지금쯤이면

 봐요 왔죠? 나가보셔도 돼요. 어디 안나갈게요. 참 왠만하면 저항은 안하시는게 좋아요. 훈련받은 사람들이 확실한 목적을 갖고 왔을 땐, 그 목적 달성에 방해만 안하면 생존확률은 꽤 올라가거든요.
by stonevirus | 2009/08/07 06:26 | 도서관장의 넋두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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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oonism at 2009/08/10 16:39
잘 읽었습니닷
Commented by stonevirus at 2009/08/17 13:25
이글은 술기운이 반이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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